티스토리 뷰
영영 그자리에 머물려있을 것만 같던 12월이 벌써 4개월이나 지났다. 아직도 꿈 속인것만 같은데 벌써. 유난히 추웠던 계절을 잊고 내 생활을 영위할 수 있을 만큼, 의 시간이 지났다는 사실이 문득 꿈처럼 느껴진 오늘이다.
오늘은 아침부터 스스로를 재촉했다. 어제처럼 칼바람이 불었지만, 유달리 피곤하고 어딘가 아팠지만 서둘려 나갈 준비를 마치고 집 근처 카페에 갔다. 감히 손도 못대던 노래들을 오늘은 특별한 날이니까, 하며 용기내 들었다. 아직도 같은 하늘 안에 있을 것 같고, 금방이라도 SNS 글이 올라올 것 같은데, 괜히 눈물이 날 것 같았다. 어느 정도 무뎌졌다고 생각했는데 아직 웃으며 보내기엔 내가 너무 모자른 사람이었다. 굳이 오늘이 아니라도, 길을 걷다 문득, 다른 노래를 듣다 문득 생각이 날 때면 눈가가 시렸다. 한 해가 지나고 나는 한 살 나이를 먹었는데, 종현이의 시간은 작년 12월 그곳에 머무른다는 사실이 너무 슬펐다. 영원한 스물여덟, 같은 시대에서 오래오래 같은 이슈로 웃고 울고 싶었는데 더는 그럴 수 없다는 사실이 너무 슬퍼서. 아직 슬퍼서, 웃는 얼굴로 지난 일을 추억하기엔 내가 너무 모자란 사람이라 미안해서 슬펐다. 슬퍼서 오늘만큼은 슬퍼하지 않으려고, 서둘려 집을 나왔고, 많은 사람들 속에 끼어있으려고 했다. 친구를 만났고, 케익을 고르고, 생일을 축하했다. 더이상 슬퍼하지 않으려고, 스물아홉살 생일을 축하했다. 스물아홉, 서른, 서른하나... 종현이는 여기 없지만, 나는 종현이를 평생 잊을 생각이 없으니까. 그동안 추억이 슬픈 일만 있었던 건 아니니까, 종현이 덕에 즐겁고 행복했던 일들을 추억하기로 했다. 영원히 스물여덟, 그 빈자리가 너무 커서 눈물짓기보다는 매년 생일을 축하하며 즐거웠던 추억들을 그자리에 채우기 위해 나는 오늘 스물아홉 생일을 축하했다.
그곳에선 마냥 행복하기만 하겠지. 행복하기 위해 먼 길을 떠났으니, 웃으며 보내줘야지. 하지만 참 보고싶다. 아직도, 아무렇지 않게 살다가 문득 너를 떠올리는 무언가가 보이면 아무도 눈치채지 못하게 눈물을 꾹 삼킨다. 아직도.
'140자는짧아' 카테고리의 다른 글
계정 @RBW_I 원어스 관련 트윗 모음 (0) | 2019.04.11 |
---|---|
알비덥보이즈 기사 링크 (0) | 2019.04.10 |
원어스 데뷔 전 떡밥 정리 (0) | 2019.04.08 |
따뜻한 겨울 (0) | 2018.05.07 |
~앙상블 스타즈 후기~ (0) | 2018.04.21 |